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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상식

지진해일에 휩쓸린 해양 생태계

by 지혜의열매 2023. 2. 12.

지진해일은 전 세계적으로 쓰나미(Tsunami)로 통용된다.

지진이 많은 일본의 해양학자들이 지진해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서 일본어 쓰나미가 국제 공용어가 된 때문이다.

쓰나미는 일본어로 나루를 뜻하는 '쓰'와 파도를 뜻하는 '나미'가 합쳐진 말이다.

지진해일은 바다 근처에서 산사태가 나거나 해저에서 지진이 일어나 해저지각이 수직으로 움직이거나 화산이 폭발할때 또는 운석이 바다에 떨어졌을때 발생한다.

 

지진해일의 전달 속도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빠르고 얕은 곳에서는 느리다. 예를 들어 수심이 4500미터에 이르는 대양에서는 시속 756킬로미터로 거의 비행기 속도이지만, 수심 30미터의 연안에서는 시속 64킬로미터로 자동차 속도와 비슷해진다. 지진해일은 원양에서는 파고가 낮고 주기가 길어 감지를 하지 못할수도 있지만, 수심이 얕은 연안으로 다가오면 파고가 보통 3~15미터로 높아진다.지난 10년간 가장 높았던 파고는 일본에서 기록된 32미터였다. 그렇지만 지진해일은 지형에 따라 더 높아질수도 있다. 1958년 7월 9일 알래스카의 리투야(Lituya)만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로 높이 518미터의 지진해일이 들이닥친 적이 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통계에 따르면, 1990년에서 1999년 사이에 지진해일이 97회 발생했으며 그 가운데 21회는 큰 피해를 입었다. 역사적으로 규모가 큰 지진해일 사망 피해는 1782년 남중국해에서 4만명, 1883년 인도네시아에서 3만6000명, 1707년,1792년,1896년 일본에서 각각 3만명, 1만 5000명, 2만 7000명, 1868년 칠레에서 2만 6000명 등이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해일 사망자수는 23만명에 달했다.

 

지진해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워낙 크다 보니 해양 생태계 피해는 흔히 무관심속에  지나쳐버리고 만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이 휩쓸고 간 곳은 산호초, 잘피와 같은 해초, 홍수림이 자라는 열대의 연안 해역이었다.

열대 해역은 온대 해역에 비해 생물량이 많지 않아 흔히 바다의 사막으로 비유한다. 그렇지만 열대 해역중 산호초는 해양생물이 많이 살고 있어 바다의 오아시스라고 부른다. 산호초는 생산력도 열대우림에 버금가게 높다. 또한 수중경관이 아름다워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낙원이다. 산호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산호는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지진해일의 여파로 파괴된 산호초가 복원되려면 수십년에서 길게는 백년이 넘게 걸린다.

 

맹그로브 숲(마이크로네시아)

잘피 밭이나 맹그로브 숲(홍수림)은 생물들이 숨을 곳이 많고, 나무에서 떨어져 분해된 잎들을 먹이로 이용할수 있기 때문에 게나 새우, 가리비, 물고기와 같은 수산자원이 번식하고 자라기에 좋은 장소이다. 잘피나 맹그로브 숲의 뿌리는 연안의 연약한 지반을 강화시켜 태풍이나 해일에서 육지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곳이 피해를 입으면 수산자원이 감소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또 바닷가의 모래나 갯벌에는 구멍을 파고 살아가는 생물들이 많다. 살곳을 잃어버린 생명체는 비단 사람만이 아니다.

 

바다가 육지라면

 

옛날 유행가 <바다가 육지라면>의 가사처럼 만약 바다가 없었더라면 앞길을 가로막는 파도 때문에 헤어지지 않아도 되었을 테고, 배가 떠나버린 부둣가에 혼자 울며 서 있을 필요도 없었을 터이다. 이별의 추억이 있는 연인들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 애절한 노래이겠지만 바다를 생계수단으로 하는 어민에게는 이처럼 황당한 노래는 없다. 바다가 육지라니, 산에서 물고기를 잡을수도 없고 말이다.

 

만약 바다가 육지라면 지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명체로 가득 찬 살아있는 현재 지구 모습과는 받대로 다른 별처럼 죽음과 고요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었을 것이다. 바다는 지구상에서 생물이 최초로 태어난 고향이다. 바다가 없었다면 뭇 생명체는 지구상에 없었을 것이며 우리 인간도 물론 태어나지 못했을것이다. 물에서 진화한 생물은 육상으로 삶의 터전을 넓혀갔다. 육지와 바다에 사는 생물은 환경이 달라 각각의 모양새도 다르다. 

그럼 육지와 바다의 환경이 어떻게 다른지부터 알아보자. 가장 큰 차이는 육지 환경은 공기로 차있고, 바다 환경은 물로 차있다는 점이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커서 그만큼 부력이 크며, 이러한 물과 공기의 밀도차이는 생물의 몸을 지지해주거나 이들이 운동할 때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 육상에 사는 생물은 공기보다 아주 무겁기 때문에 자기 몸을 지탱할수 있는 특별한 기관이 발달했다. 생물이 살고있는 환경의 매질 차이에 따라 생물의 모습은 달라진다.

유연한 해조류(그림1), 단단한 육상식물(그림2)

육상식물과 바다식물을 비교해보면 차이를 명확하게 알수 있다. 예를 들어 미역, 다시마, 파래와 같은 해조류에는 몸을 지지하는 단단한 구조가 없으나 중력을 거슬러 높이 성장해야 하는 소나무나 참나무류와 같은 육상식물은 단단한 목질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 다시마 종류 가운데 길이가 50미터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 있으나 바닷물이 몸을 지지해주므로 굳이 몸이 단단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몸이 단단하다면 파도에 휩쓸려 부러질것이다. 파도에 따라 유연하게 자기 몸을 맡기고 사는 해조류의 생활 지혜가 인간생활에도 가끔은 필요하다.

 

동물의 경우를 보자. 육상에서는 지렁이나 민달팽이 같이 비교적 작은 동물만이 골격 없이 몸을 지탱할수 있다. 

그러나 바다에서는 대형 해파리나 오징어처럼 크기가 10미터 가까이 되는 동물도 단단한 골격없이 생활할수 있다. 또 상어나 가오리와 같이 뼈가 단단하지 않은 연골어류도 수중 환경의 장점을 이용해 생활할수 있다. 수중 환경에서는 물에 잠긴 자기 몸의 부피에 해당하는 물의 무게 만큼 부력을 받으므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흰긴수염고래(대왕고래)도 육중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다. 만약 이 고래가 육상으로 올라온다면 자기 몸무게에 눌려 활동이 불가능하다. 바다에도 껍질이 단단한 생물이 있으나 껍질의 역할은 육상동물의 골격처럼 몸을 지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게나 조개에서 볼수 있는 단단한 껍데기는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발달한 것이다.

 

물과 공기의 점성, 관성 등 물리적 성질의 차이는 운동을 하는 동물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같은 온도에서 물은 공기보다 약 60배나 점성이 강하기 때문에 수중 환경에서 생활하는 생물은 헤엄칠 때 더 큰 저항을 받는다. 그러므로 바다에 사는 동물은 육상동물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운동하므로 자연히 운동속도가 느려진다. 예를 들어 하늘을 나는 매는 최대 시속 25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날수 있으며, 육상의 치타는 110킬로미터를 웃도는 순간속도를 낸다. 그러나 바다에 사는 동물은 물의 저항 때문에 이렇게 빠른 속도를 낼수 없다.

해양 생물 가운데 고래가 시속 약 60킬로미터까지 헤엄칠수 있고, 참다랑어는 최대 70킬로미터까지 헤엄칠수 있다.

돛새치가 물 밖으로 뛰어오를 때는 물의 저항을 받지 않아 시속 100킬로미터가 넘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선형 참다랑어

에너지 절약을 위해 바다에 사는 유영동물은 헤엄칠 때 물의 저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어류의 몸은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유선형으로 진화했다. 특히 다랑어류나 새치류처럼 빠르게 헤엄치는 물고기일수록 몸매가 더 날씬한 유선형이다. 신축성 있는 돌고래의 피부는 물의 저항을 효율적으로 줄일수 있어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상어의 피부도 물의 저항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수영 선수들의 수영복에 응요한다.

 

생물은 살아남기 위해 환경에 적응해야 하므로 환경의 차이는 생물의 생활형태와 모습등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 바다에 살고 있는 생물이 육상생물과 모습이 다른 것은 바다 환경에 적응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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