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도 흐른다.
천둥소리를 내며 바위를 휘돌아 흘러내리는 계곡물, 자갈과 모래를 굴리며 졸졸 흐르는 시냇물,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경사가 있으면 물은 흐르게 마련이다. 고여 있는 호수처럼 보이는 바닷물은 어떨까? 바닷물도 수온과 염분의 차이에 따른 밀도 차이, 해수면 높낮이 차이, 해저지형, 바람 등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움직인다.
바닷물이 강물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해류>라고 한다.
해류는 만들어지는 원인에 따라, 바람이 만드는 취송류, 밀도 차이가 만드는 밀도류, 해수면 높낮이 차이가 만드는 지형류등이 있다.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는 해저지형이나 바람의 영향으로 바닥의 바닷물이 표층으로 올라오는 용승류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표층 바닷물이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 침강류가 생기기도 한다.
해류는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전 지구적 규모로 볼때 북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남반구에서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적도 부근 바다의 더운 바닷물은 고위도로 흘러가는데 이를 난류라고 하고 극지방의 찬 바닷물이 저위도로 흐르는 것을 한류라고 한다. 해류는 이처럼 적도와 극지방 사이에서 열을 많이 운반함으써 지구 전체의 열 수지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 기후 조절에 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북서태평양의 쿠로시오와 북서대서양의 멕시코 만류는 따뜻한 바닷물을 고위도로 전달하고, 북동태평양의 캘리포니아 해류와 남동태평양의 페루 해류는 차가운 바닷물을 저위도로 전달한다. 만약 해류가 없었다면 극지방은 지금보다 더욱 춥고 적도 지방은 지금보다 훨씬 더울 것이다.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는 쿠로시오, 쓰시나 난류, 한국연안류, 북한 한류등 여러 해류가 흐른다.
쿠로시오는 필리핀 근처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흘러오는 난류이며, 이 난류가 제주도 남쪽에서 갈라져 대한해협을 지나는 것이 쓰시나 난류이다. 쿠로시오는 일본 말로 '검은 해류'이다. 바닷물 속에 식물플랑크폰을 잘 자라게 하는 비료 성분인 영양염류가 적어 식물플랑크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바닷물 색깔이 검푸르게 보여 이렇게 부른다.
쿠로시오는 초속 150~250센티미터 정도로 흐르며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수온이 높고, 염분이 많은 쿠로시오가 북쪽에서 오는 한류와 만나는 곳은 찬 바닷물과 더운 바닷물을 좋아하는 물고기들이 모두 모여들어 좋은 어장이 형성된다.
우리나라 서해에는 한국연안류가 흐르고, 동해에는 북쪽에서 차가운 리만 해류와 북한 한류가 내려온다.
바닷물이 흐르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예전에는 해류병을 바닷물에 띄워 흐름을 조사했다. 해류병은 무게를 조절하기 위해 모래를 조금 넣은 빈 병으로 물에 띄운 장소와 날짜, 발견하면 회신해 줄 주소등을 적은 메모지를 넣고 마개로 막은 것이다. 바닷물에 떠다니던 해류병을 발견한 사람이 병 속에 들어있는 메모지에 발견위치와 날짜를 적어 보내주면 병을 띄워 보낸 위치와 비교하여 해류를 알 수 있는 원시적 방법이다.
지금은 무선 신호를 송신하는 부표를 띄우고 수신기로 부표의 움직임을 추적해서 해류의 정확한 경로를 알수 있고,
<해류계>를 바닷속에 설치해서 해류를 측정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