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보석과 같이 빛나는 푸른색 지구, 지구는 우리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 생동감 넘치는 행성이다. 지구처럼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행성은 태양계는 물론이고 우주 어디에서도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은 지구에 바다기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지구와 바다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에 대한 대답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과학자들은 약 150억 년 전에 빅뱅이라고 알려진 대폭발의 결과로 우주가 탄생했고, 100억 년 이상이 지난 후 우주 공간에 있던 가스와 먼지의 소용돌이가 수축하면서 태양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태양이 생기고 주변에 남아있던 물질들이 서로 뭉쳐서 지구와 같은 행성이 생성되었다는 것이 지구 탄생의 가설이다.
지구는 약 46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축된 지구는 인력이 강해져서 주변에 있던 물질을 잡아당겨 크기가 점점 커졌다. 지구의 중심부는 엄청난 중력과 핵반응로 온도가 높아 지금의 마그마와 같은 액체 상태였다. 끊임없는 화산활동으로 용암이 분출하고 수증기와 다른 기체가 뿜어져 나왔다. 무거운 물질은 가라앉고 수소, 헬륨, 메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황화수소, 수증기와 같은 가벼운 기체는 지구 표면으로 떠올라 원시대기를 만들었다. 지구가 식어가면서 여러 가지 기체와 수증기는 응축하여 지표면의 낮은 곳에 고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다의 시초이며 지금으로부터 35~40억 년 전의 일이다. 그릇에 담긴 물을 끓이면 수증기가 되었다가 식으면 다시 물방울이 되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바닷물도 태양열이 가열하면 증발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었다가 이 구름이 찬 공기를 만나 식으면 비가 되어 비가 되어 내린다. 빗물은 강으로 모이고 결국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순환과정을 계속 거치면서 바다는 생명을 잉태할 준비를 했다.
바다 환경은 육지 환경보다 안정되어 생물이 생겨나기에 유리하다.
물은 비열이 커서 온도 차이가 적을 뿐만 아니라 온도 변화도 더디므로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환경이 된다. 바다에는 생물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물이 넘쳐난다. 육지에 살고 있는 동물의 체액은 화학적 성분이 바닷물의 성분과 비슷하다. 이것이 생명이 최초에 바다에서 생겨났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에 생물이 최로로 나타난 때를 약 30억 년 전으로 본다. 이때에는 대기 중에 산소 대신 메탄이나 암모니아 같은 기체가 있었는데 번개가 칠 때 이러한 물질이 생물체의 몸을 이루는 중요한 물질 중 하나인 아미노산이 되었다.
그리고 아미노산이 복잡하게 결합되고 그 주위에 세포막과 같은 얇은 막이 생성되어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라는 원시형태의 세포가 만들어졌다. 과학자들은 원시대기와 비슷한 환경조건에서 아미노산이 생성되는 것을 실험실에서 증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원시 형태의 세포가 오랜 시간을 거치는 동안 진화하여 현재와 같은 다양한 생물로 분화했다. 실제로 아주 오래된 화석에서 발견되는 생물은 바닷속에서 살던 것이다. 지금도 바다에는 육지에 없는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어 생명이 바다에서 탄생했으리라는 가설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최초에 생명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확실히 알지는 못한다. 오래전 진화의 과정을 직접 본 사람은 없다. 그래서 지금도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에 끊임없는 토론이 진행 중이다.
우주에 또 다른 바다가 있다.
2015년 3월 중순, 각종 언론 매체들은 미국항공 우주국(NASA)의 발표를 인용해 목성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 가니메데(Ganymede)에 바다가 있다고 보도했다. 태양계는 물론 광활한 우주를 통틀어 유일하게 지구에만 바다가 있다는 것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인데 또 다른 바다가 태양계에 있다는 것이다. 지구 밖에 바다가 있다는 것은 외계 생명체 이티(ET)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주탐사를 하면서 다른 행성에 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물이 있으면 생물이 있을 확률이 높다. 물은 생물의 생리작용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물이 풍부한 바다에서 생물은 물 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물이 몸을 둘러싸고 보호막 역할을 해주니 신체 보호가 유리하다. 게다가 바다는 비열이 큰 물 덕분에 온도 차이는 물론 환경변화가 적어 심한 추위와 더위, 가뭄 등 생물이 살기에 환경 조건이 어려운 육지와는 다르다. 이것이 최초의 지구 생명체가 바다에서 탄생했을 것이라는 생각의 근거이다. 인간도 태아 시절에는 양수에 떠 있지 않은가. 바다는 그야말로 생명체가 생겨나기 알맞은 어머니 자궁 같은 아늑한 곳이다. 지구가 온갖 생물로 활기 넘치는 행성이 된 것도 다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가니메데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항성, 행성, 위성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자. 항성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말한다. 행성은 지구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항성 주위를 도는 천체로 예전에는 일본식 한자어인 혹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위성은 행성의 인력으로 그 주위를 도는 천체를 말한다.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달을 생각하면 된다.
가니메데는 지구로 치면 달과 같은 존재이다. 가니메데는 목성의 위성 가운데 가장 클 뿐만 아니라 태양계에 속한 8개 행성이 거느린 어떤 위성보다도 크다. 지름이 약 5300킬로미터일 정도로 크기 때문에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행성과 크기를 비교하자면 수성보다 크고 화성보다 조금 작다.
가니메데는 자기장이 있는 유일한 위성으로 지구의 극지방에서처럼 오로라가 생긴다. 오로라는 자기장의 영향을 받으며 자기장은 바다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오로라 사진을 분석하면 바다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우주 공간에 떠 있는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 가니메데를 촬영하여 표면 얼음 층으로부터 약 150킬로미터 아래에 지구의 바다보다 더 많은 짠물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자들은 이곳 바다의 수심이 약 100킬로미터에 이르러 지구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마리아나 해구(11킬로미터)보다도 9배 정도 깊을 것으로 추정한다.
가니메데는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가 처음 발견했다. 과학자들이 가니메데에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시점은 1970년대이다. 2002년에는 가니메데에 자기장이 있음을 확인했는데 미국항공우주국이 쏘아 보낸 탐사선 갈릴레오에서 20분 간격으로 자기장을 조사한 결과였다. 그러나 자기장에 영향을 미치는 바다가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가 2015년 미국항공우주국이 공식적으로 지구 말고도 바다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직은 지구의 바다처럼 온갖 생명이 넘쳐나는지 알 수 없지만 미국항공우주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외계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구 밖에서 바다를 찾았다니 조만간 외계 생명체 이티가 우리 곁에 불쑥 나타날지도 모르겠다.